최태민-최순실-박근혜 연결고리 이곳…
최태민 일가의 부정축재와 박근혜 대통령과의 오랜 ‘경제공동체’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하려면 서울 아현동의 전 서울신학대학교 건물과 토지의 거래 내역이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한 한인이 제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인 P씨는 최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태민씨와 관련된 자신의 경험담을 증언했다. 그는 “최태민 생전에 교분이 있었던 사이”라며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태민 일가가 부정하게 모은 돈의 출처와 은닉처를 파악하려면 (2010년 철거된) 서울신대 아현동 건물과 부지의 거래내역부터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태민이 박근혜 대통령을 등에 업고 부정축재를 일삼았으며, 최씨 일가와 박 대통령이 사실상 ‘경제공동체’였다는 의혹을 규명할 단서를 바로 서울신대 부동산 거래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애틀랜타에서 목회 활동을 하고있는 P씨는 차명으로 매입한 옛 서울신학대학 부지와 건물을 매각해 거둔 시세차익이 누구에게 돌아갔는지를 조사해보면 최태민-최순실과 박 대통령의 연결고리가 밝혀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최태민이 대한구국선교회를 조직하던 1975년 같이 일해보자고 불러 사무실에 갔더니, 내가 보는 앞에서 박근혜 영애와 통화를 하곤 ‘매일 12시에 전화로 회의를 한다’고 친분을 과시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최태민은 자금 여력이 없었음에도 “박근혜 영애를 등에 업고 서울신대 부지와 건물을 매입했는데 문제의 건물 매입이 최씨 일가의 부정축재가 시작된 시기와 맞닿아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P씨의 주장은 이단연구가 탁명환 국제종교문제연구소장의 증언과도 일치한다. 탁 소장은 1988년 월간 ‘현대종교’에서 “(최태민은) 항상 검은 안경을 끼고서 오만하게 앉아 재벌들에게 전화질을 하면서 꼭 근혜양을 팔았다. ‘명예총재인 영애께서 필요로 하는 일이다. 협조를 부탁한다’고 하면, 재벌들은 모두 꺼벅 죽는 시늉까지 했다. 최씨는 그 엄청난 돈을 챙겨 아현동 고개에 있는 서울신학대학 건물(당시 싯가 9억원 상당)을 매입했다”고 기록했다. 본지가 당시 언론보도 등을 확인한 결과, 아현동에 있던 서울신학대학교는 1974년 경기도 부천시로 이전했다. 박 대통령이 총재로 있던 새마음봉사단은 이 자리에서 1979년 8월부터 1982년 7월까지 새마음종합병원을 운영했다. 이후 학교법인 명지학원이 1987년 11월 3일 사회복지법인 경로복지원 부설 새마음 종합병원, 새마음한방병원을 인수했다. P씨는 이에 대해 “건물이 누구 명의로 사고 팔렸는지 확인하고 자금을 추적하면 부정축재와 경제공동체설을 동시에 규명하는 문서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자신과 최씨와의 관계에 대해 “미군부대 군목으로 일하며 리처드 스나이더 당시 주한미국대사와 친분을 쌓았는데 이를 본 최태민이 대한구국선교회에서 일해보자고 제의했지만 최씨의 부정축재와 권력 오용을 이유로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후 최태민과의 관계가 틀어진 P씨는 생명에 위협까지 느꼈다고 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최태민은 중앙정보부에 P씨를 끌고가 구타했다고 한다. P씨는 “대한구국선교회에서 일하자는 요청을 거부한 뒤 남산의 중정에서 나를 잡으러 왔다. 당시 다른 성직자들도 잡혀들어갔다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런 이유로 1978년 도미할 수 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끝으로 “지금 한국이 시끄러운데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최태민 일가와 박 대통령의 관계, 그리고 부를 축적해온 과정을 직시해야 한다”며 “당시 최태민의 권력을 알고 그에게 줄을 대던 이들도 상황을 다 알지만 자신에게 피해가 갈까봐 입을 다물고 있을 것”이라고 탄식했다. 이어 “순진한 국민이 더이상 속지 않도록 특검이 하루 빨리 핵심 단서와 물증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순우·조현범 기자